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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최고(最古) 극단 ‘코미디 프랑세즈’의 특별한 자부심
프랑스에는 세계 최고(最古)의 국립극장 ‘코미디 프랑세즈’가 있다. 1680년 창단, 3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코미디 프랑세즈’는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프랑스 관광객들도, 코미디 프랑세즈의 공연관람을 여행의 필수 코스로 포함시킬 정도다.

이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코미디 프랑세즈’가 23년 만에 내한했다. 두 달에 걸쳐 진행 중인 국립극장의 ‘2011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 프랑스의 대표 극작가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를 올리기 위해서다.

13일 서울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 프랑세즈의 배우 7명은 “300년 넘게 유지해온 극장의 힘은 코미디 프랑세즈가 쌓아온 탄탄한 실력에서 온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극장은 자체 극단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국립극장으로 프랑스 정부의 탄탄한 지원으로 운용된다. 전체 연간 예산(약 3000만 유로) 중 약 75%(2500만 유로)를 국고로 지원받고, 나머지 예산은 공연 티켓 판매로 충당한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60명 배우들의 단원 시스템도 극장의 힘이다. 배우들은 정식 배우 총회를 통해 선발된다. 극장장이나 연출가의 의견과 무관하게, 100% 동료 배우들이 선발하는 시스템이다. 배우총회에서 배우들이 과반이상 추천하면 입단자격이 주어진다. 최종적으로는 프랑스문화부 장관이 배우를 임명한다. 배우 알랭 랑글레는 “행정감독이나 극장장이 아닌 배우들의 의견으로, 배우가 선출되는 구조”라며 “극단 창립부터 시작된 이 같은 전통이 수세기 동안 좋은 연극을 할 수 있었던 힘”이라고 설명했다.


3000여편의 레퍼토리 시스템도 300년 넘게 극장의 브랜드를 이어가는 비결이다. 16세기 고전부터, 21세기 현대작품까지 3000여편의 작품을 보유한 극장으로, 작가만 700여명에 달한다. 상주하는 연출가 없이, 그때 그때 작품에 따라 다른 연출을 영입하는 것도 완성도를 높이는 비결이다.

배우들은 리슐리외, 비외 콜롱비에 등 프랑스 파리 내 3곳의 극장에서 연간 900회 이상 공연을 갖는다. 이 공연장을 찾는 관객만 연간 35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이번에 공연하는 작품은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 코미디 프랑세즈는 프랑스 고전극의 전통을 지켜온 몰리에르의 이름을 붙여 ‘몰리에르의 집’이라고도 불린다. 작품은 특히 몰리에르가 죽기전까지 무대 위에서 공연하다 죽은, 유작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투어의 총지휘를 맡은 올리비에 지엘은 “상상병 환자는 몰리에르의 작품 정신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다.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 사회와 한국 관객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상상병환자> 14~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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