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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고 담백해진 그림..이두식교수 작품전
동양정신을 현대의 추상양식으로 풀어내는 이두식 교수(64. 홍익대)가 1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대표 노승진)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올 봄 중국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에서 ‘심상 풍경 축제’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는 이번에 그 귀국보고전 형식으로 작품전을 치른다.

이두식의 그림은 화려한 오방색을 사용한 ‘축제’ 시리즈가 유명하다. 빨강 파랑 노랑이 활달하게 어우러진 이 연작은 그 흥겨움이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번 개인전에선 수묵화의 느낌을 살린 신작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오방색의 화려함 대신 연륜에 우러나온 은은한 수묵추상을 연상케 하는 그림을 내놓는 것.
작가는 "나이가 들면서 기름기를 뺀 담백한 맛에 자꾸 끌린다"며 "요즘엔 수묵과 서예필법을 결합한 ‘심상’과 ‘풍경’ 연작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이두식의 회화는 마치 제의를 치르듯 본능적 힘이 작품의 동력이 되고 있다. 동양미학의 요체인 기운생동(氣運生動)이 그의 기질과 만나 자유로운 필세 속에 내적 열정을 뿜어내는 것. 그의 작품이 표현주의적 작업이자 ’내적 풍경화’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두식의 신작은 추상화이지만 한편으론 구상적으로도 보인다. 상형문자인 한자를 즉흥적인 필치로 곁들인다든지 인간의 모습을 풀어헤치듯 그림에 이입시켜 어딘지 형상성이 숨어있게 한다. 동양의 수묵정신에 맞닿아 있는 서예적 필세를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자유롭게 구사한 작품들은 긍정적이고도 낙천적인 우리의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중국중앙미술학원 짜오리 교수(미술평론가)는 “이두식의 동양적 추상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삼라만상과 무한한 삶의 다양성을 담고 있다"며 "특히 추상미술 속에 서예의 붓질을 살려 몸과 마음이 하나로 통합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부산국제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등 왕성한 외부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두식은 올해 130여점에 달하는 그림을 그렸다. 잠들기 전 1000자씩 붓글씨를 쓰며 마음을 수양하는 그는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두식의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중국미술관(베이징), 불가리아 국립미술관, 지미 카터 재단(미국)에 소장돼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플라미니오(Flaminio) 지하철역에는 14m 길이의 모자이크 벽화도 설치돼 있다. 02)732-3558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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