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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판에서 들리는 소리 없는 외침
파주 헤이리 갤러리 이레 ‘안봉균 개인전’

텍스트를 읽는다. 텍스트를 본다. 텍스트를 만진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관계성을 차용하여 화면에 재현해낸 안봉균 개인전이 8월 12일부터 9월 8일까지 파주 헤이리 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이레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에서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지니고 있는 특징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 침투되는 과정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광개토대왕 비석의 비문처럼 문자가 새겨진 오래된 돌의 표면이나 팔만대장경 같은 목판의 피부를 차용하여 화면에 나타내는데 중점을 두었고, 이 문자들은 각각 음각과 양각으로 캔버스 위에 구축된다. 이로서 텍스트는 읽은 텍스트에서 시각적 텍스트로, 촉각적인 텍스트로 확장된다.

안작가는 시각예술의 수많은 이미지들이 표현해 내는 것 못지않게 비문이나 목판에서 볼 수 있는 문자판 이미지도 침묵의 소리와도 같은 강렬한 울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회화에 응용하여 사색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이러한 텍스트 이미지들은 인간의 지식이나 기억 또는 망각, 사랑과 이별, 추억 등의 모든 삶 들을 상징하고 있다.

이로써 안봉균 작가의 작품에서는 문자와 의미, 이미지와 의미의 불완전한 요소가 합쳐지고 완성되어 나아가는 표상을 예시해주는 사례가 된다.

단순한 시각적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닌 텍스트와 이미지의 본질의 감성적인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이색적인 전시이다. 문의) 031 _ 941 _ 4115

한석희 기자 /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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