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교 교실이 학생들의 휴대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보다 못한 교사가 이를 제지하면 “때리면 동영상으로 찍어 신고하겠다”며 협박도 서슴지 않는 게 오늘의 교실 풍경이다. 얼마 전에는 여교사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학문과 인격을 쌓는 교육 현장인지 의심스러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휴대전화가 사실상 생활필수품이며 90% 이상 학생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실제 학생들의 안전 귀가 확인 등 요긴한 쓰임새가 많다. 하지만 무절제한 사용이 문제인 것이다. 수업시간에는 당연히 전원을 꺼야 하나 학생도 교사도 이에 대해 무감각하니 교실이 난장판일 수밖에 없다. 아예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수업하는 학생이 20%가량이라니 더 할 말이 없다. 그러다 툭하면 동영상까지 찍어 반 전체 학생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학습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인 것이다. 횡포에 가까운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언제까지 방치할 수는 없다.
교실 휴대전화 폐해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학부모의 협조와 학교장을 비롯한 교사의 의지가 중요하다. 경기도 동두천여중의 사례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등교하면 제일 먼저 휴대전화를 담임교사에게 맡기고 하교 때 찾아간다. 물론 처음에는 학생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이 동의서를 써주는 등 적극 협조했고, 교사들이 열심히 설득하고 지도한 결과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교실 분위기가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걸 왜 다른 학교들은 하지 못하는가. 이것도 진보 교육감 때문이라고 미룰 수 있는가.
차제에 교내 휴대전화 소지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수업에 방해될 경우 교사가 학생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또 일본은 현(縣)단위 조례로 학교 내 휴대전화 소지를 제한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일부 학교가 교칙에 규정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이런 정도로는 효과가 없다. 해야 할 것과 해선 안 될 것을 분명히 구분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 역시 교육의 일환이다. 교육기에는 법적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확실히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