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23일(현지시각) 고엽제 사건을 폭로한 전 주한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54) 씨를 직접 만나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조사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 외곽 하우스 씨의 집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조사에는 하우스 씨의 변호사 시어도어 자르비가 입회한 가운데 흰색 상의 장교 제복 차림의 미군 3명이 참여했다.
하우스 씨는 미군들을 상대로 1978년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매립한 장소와 방법, 매립작업 경위 등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면조사가 이뤄지는 중간마다 미군 1명이 커튼이 쳐진 사무실에서 나와 어디론가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하우스 씨 변호사 측은 조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기자의 신분을 알고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해 사무실 밖으로 쫓아내는 등 언론 접근의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자르비 변호사는 기자에게 “앞으로도 스티브에 접근하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동안 언론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하우스 씨 측은 한미 양국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건 조사가 진행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언론 접촉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우스 씨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주한 미군기자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날 하우스 씨를 변호사 사무실까지 데려왔다는 이웃 주민은 “스티브의 부인이 일을 나가기 때문에 내가 대신 같이 왔다”면서 “2년 전부터 이웃으로 스티브를 알고 지내는데 지금 몸이 몹시 아픈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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