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북아프리카에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인종과 종교 등을 둘러싼 분열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이집트와 시리아, 리비아, 튀니지 등지에서 이런 분열상이 나타나면서 이 문제가 앞으로 ‘아랍의 봄’이 꽃을 피울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시들어 버릴 것인가를 결정지을 변수라고 전망했다.
튀니지에서는 세속주의를 지향하는 지중해 연안 지역과 내륙지역의 이슬람 세력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군사 쿠데타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튀니지의 파르하트 라즈히 전 내무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정권을 잡아온 세속파 엘리트들은 이슬람 정당인 엔나흐다가 7월 선거에서 승리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군사 쿠데타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집트에서는 이슬람과 콥트교 간 분열이 불거지고 있다. 이달 들어 타흐리르(해방) 광장에서는 단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지만 콥트교는 이에 참가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집회를 따로 열었다. 이집트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콥트교는 자신들이 이슬람교도보다 먼저 이집트에 살기 시작한 원주민이라고 주장한다. 대학교수인 이브라힘 사크르(56)는 “우리 종교지도자들은 콥트교인들에게 잘 대해주라고 말하는 데 저쪽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권력을 유지하는데 종족ㆍ지역의 반감을 이용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 관계자들은 카다피에 충성하는 군대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서부 지역 종족들이 동부 지역으로부터의 민주화 봉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에서도 다수파인 수니파 이슬람 세력과 소수파인 기독교, 알라위파 등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의 젊은 알라위파인 모흐센은 최근 한 집회에서 “기독교인은 베이루트로,알라위파는 관 속으로”라는 구호가 등장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베이루트에서 단합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시민운동가 토니 다우드는 “우리는 아직 ‘우리(We)’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라고 말할 때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우리’인가? 종교인가, 종파인가, 아니면 인간인가?”라고 반문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