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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스칸 낙마ㆍ브루니 임신에 사르코지 ‘함박웃음’
내년 대선을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최대 정적으로 여겨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미수사건으로 사실상 대권 경쟁에서 탈락한 데 이어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임신 사실이 시아버지의 입을 통해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 바닥까지 떨어진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대형 호재에 사르코지 대통령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있어 스트로스-칸 총재는 지지율이 2배가량 앞서는 데다 스트로스-칸이 사회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결선투표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버거운 상대였다. 르 파리지앵 신문이 ‘스트로스-칸, KO’라는 1면 제목에 이어 스트로스-칸의 사회당 대선 후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브뤼노 르 메르 농업장관 주도로 지금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왔던 여당의 모든 전략과 실탄들이 휴지통에 버려질 상황이라고 보도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두 번째 호재는 정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브루니 여사의 임신이다. 물론 엘리제궁이 브루니의 임신 사실을 아직 공표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브루니여사가 그동안 사르코지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자주 피력해 왔기 때문에 언제 임신할 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43세인 브루니는 13세나 많은 다혈질의 사르코지를 비교적 잘 누그러뜨린다는 평판 속에 상당한 국민적 신뢰를 받고 있다.

브루니가 출산하게 되면 사르코지는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재임 중 아이를 낳은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이 아이는 두번의 결혼으로 세 아들을 두고 있는 사르코지에게는 넷째, 아들 하나를 둔 브루니에게는 둘째가 된다. 지금까지 프랑스 정가에서는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나 늦어도 연말께 임신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브루니는 최근 숄로 배를 슬쩍 가린 사진이 르 파리지앵 신문에 게재되고, 또 칸 영화제 참석을 전격 취소하면서 임신설이 파다하게 퍼져 나갔다.

브루니 여사는 지난주 프랑스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만났을 때에도 바지에 느슨한 재킷 차림으로 사진을 찍어 임신설에 무게를 더했었다. 특히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브루니 여사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면 그 폭발력은 훨씬 더 위력적이어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단번에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사르코지에게 남는 부담은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을 잠식하고 있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의 상승세를 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정치분석가는 물론 르펜 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집권당을 이끄는 대통령으로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프랑스는 1분기 경제가 5년만에 최고치인 1%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도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 1년 이상 바닥을 헤매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잇단 대형 호재를 타고 지지율을 회복해 재선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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