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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제3 핵실험 가능성 높아”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을 비롯한 남측 당국의 행보에 북한이 연일 강한 비난을 쏟아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이 플루토늄ㆍ우라늄을 활용한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 이후 남북 당국간 대화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남측 당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핵실험이란 카드를 꺼내기 쉽다는 것이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고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해 6자 회담이 꼭 필요한 상황이며, 지난 신년사설에서 밝혔듯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의 기본적인 대남 정책기조”이라면서 “그러나 핵포기를 명시한 ‘베를린 제안’과 개성공단 중단, 5ㆍ24 조치 등 남측의 잇단 행보를 오히려 ‘대화 거절’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은 “북한은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공세적인 선전선동과 함께 제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군사 도발의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감행한다면 천안함 사건처럼 북이 직접 드러나지 않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수세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제3차 핵실험이라는 충격 요법을 쓸 가능성이 높다”면서 “완전한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해서도 기술적으로 추가 핵실험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상당히 낮게 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군사적 도발은 북한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애용하는 탈출구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미국이 주도한 리비아 폭격을 목격한 북한이 섯불리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한 이후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 착안,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제3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핵 포기ㆍ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대화 조건으로 내건 남한과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한 북한 간 ‘치킨 게임’이 양측의 양보로 해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북한이 적십자 실무 접촉, 백두산 학술 토론회 등 낮은 수준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남측 또한 핵포기 시기를 명시하지 않는 등 문턱을 낮춘 점이 향후 남북간 대화국면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한과 교수는 “임기를 1년 반 남긴 이명박 정부가 대내외적 요구로 인해 대북 강경책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기존 원칙을 포기하진 않겠지만 6자 회담과 같은 다자간 채널을 활용, 북한과의 관계회복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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