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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해상탈출 600명 전원 사망” 책임소재 공방
해상탈출에 나선 리비아 난민 600여명이 한꺼번에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책임소재를 놓고 서방과 리비아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엔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리비아의 혼란을 피해 해상으로 탈출한 아프리카인 약 600명을 태운 선박이 실종된 사건과 관련, 탑승자 거의 전원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 선박은 지난 9일 난민 600여명을 태우고 항해 중 리비아 근해에서 침몰했다. 이번 사고는 서방의 군사개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리비아인들의 국외탈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사고 발생 원인과 책임 등을 놓고 서방과 리비아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함들이 난민들의 절박한 구조 요청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제기구와 이탈리아 등은 리비아가 사실상 난민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카다피 정권을 비난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리비아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땅인 이탈리아 람페두사로 향하는 일부 난민들이 리비아 군인들에 의해 강제로 배를 타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카다피가 난민들을 활용, 이탈리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프랑코 플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나서서 리비아 측의 반(反) 인도주의 범죄 여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리비아 정부의 묵인하에 밀수업자들이 알선하는 배를 탄 난민들이 음식과 물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실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리비아 정부는 서방의 공습으로 해안경비 체계가 무너지면서 국경 통제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대량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무사 이브라힘은 “나토군이 매일 우리 해안 경비대를 공격하는 바람에 우리는 현재 상황(유럽행 난민 대거 발생)을 해결할 수 없다”며 “이것이 유럽 국가들로 가는 불법 이민자들이 넘쳐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리비아 경찰과 군인들이 난민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리폴리의 한 근로자는 리비아가 내전 상태에 돌입하기 전에는 해안을 통한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었다며 최근 정정불안을 틈타 경찰이 수백~수천 달러를 받는 대가로 해상 탈출을 알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해군 관계자들이 돈을 받고 난민들을 공해까지 데려다 준 뒤 항해 기술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UNHCR은 지난 9일 난민 600명을 태운 선박 1척이 리비아 근해에서 침몰한 것을 포함, 지난 3월 하순 리비아를 출발한 선박 중에서 최소한 3척이 실종됐으며 총 800명 이상의 난민이 유럽으로 가던 도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나토군 전투기들은 10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약 3시간 동안 저공비행하며 카다피측 주요 시설들을 공습했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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