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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이계 결속력 급속해체... 한나라 ‘이재오-이상득-박근혜-소장파’ 4각구도
4ㆍ27 재보선 패배와 비주류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여권의 권력지형이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기존 친이계 대(對) 친박계의 대립구도는 복잡하게 분화했다. 친이재오계는 영향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친박- 친이상득-소장파 연합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당권을 둘러싼 전대와 내년 총선ㆍ대선에서도 이같은 구도가 지속될지 미지수다.

▶친이재오계 돌파구 ‘당심’(黨心)=최대 계파를 자랑했던 친이재오계가 받아든 원내대표 경선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결속력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대로라면 6월말이나 7월초 치러질 전대에서 당권은 물론 내년 총선 공천도 장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재결집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가에서는 친이재오계가 전대를 통해 재건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권 장악에 실패하면 친이재오계는 그야말로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다.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권 장악을 위해선 이재오 특임장관의 출마가 필수적이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은 친이계가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당심은 아직 친이계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장관이 당권에 도전하면 대권을 포기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있다.

개헌론도 친이재오계 결속의 또다른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친박계와 소장파 등이 개헌에 부정적이어서 탄력받기란 쉽지 않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재오계인 안경률 후보를 선택한 의원은 64명. 친이재오계는 재결집 카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상종가 친박계… 대립구도 희석=친박계는 몸값이 한층 올라갔다. 친박계는 계파대립을 통한 주도권 확보보다 당분간 침묵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협력을 통해 차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한 의원은 “앞으로는 친이ㆍ친박 구도가 아닌 쇄신ㆍ비쇄신 구도로 갈 것”이라며 “‘새로운 한나라’ 모임이 쇄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유럽방문 중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권을 위해 정책행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선진화를 위한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가 하면 미래 이슈인 물과 환경, 농업, 복지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쥬류인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가 등장하면서 박 전 대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이지 않은 박심(朴心)이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 관측.

그는 특히 지난 5일 그리스 방문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만큼 박 전 대표의 역할에 따라 여권의 권력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친박계로서도 대권의 길목에 놓인 전대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5일 이후 박 전 대표와 회동이 예정돼 있다. 정치권은 두 사람의 만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친이상득계=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상득계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차 투표에서 황우여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친이재오계와 결별을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친이상득계와 친박계 제휴설은 여의도 정가에서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설(說)이 실제로 증명된 셈이다.

친이상득계는 향후에도 친박, 또는 소장파와 연대하거나 협력할 곳을 끊임없이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안 그룹인 친박계가 유력하다. 소장파와 연대는 두고봐야 한다. 소장파 핵심인 남경필ㆍ정두언ㆍ정태근 의원 등과 이 의원은 불법사찰 등을 놓고 극심하게 대립해 왔다는 점에서 연대 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사안마다 선택적 연대를 추구할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이재오계로부터 ’배신’이라는 극단적인 비난을 받고 있지만, 친이계가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해석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황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에 대해 “이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계파와 관계없이 후보에 대한 선택”이라고도 했다. 친이상득계는 당분간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 박근혜 밀까?=수도권 초ㆍ재선 중심의 소장파는 여의도 재입성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를 위해 당내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분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민경선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건 지난 일이다. 마지막 결정단계만 남아 있다”고 상향식 공천제 도입을 자신했다. 특히 “국민경선제가 도입되면 계파가 해체되고 자연스럽게 새판이 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와 소장파 연대에 대해서 정 의원은 “친이 주류가 그동안 3년 넘게 (권력을) 독점했다. 친박계나 소장파는 아직 세가 부족하다. 이심전심으로 힘을 합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여준 친박계와 연대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소장파가 6, 7월 전대에서 한목소리를 낼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상수 전 대표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소장파는 제동을 걸었다. 소장파는 외연을 넓히기 위해 당 혁신과 인적쇄신을 주도하며 적극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조동석ㆍ김윤희 기자 @superletters>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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