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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니스 프렌들리’서 180도 바뀐 MB정부, 대기업과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중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를 표방하면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수도권 규제 합리화 등 친기업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지난해 8ㆍ15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를 집권 중후반기 핵심 국정운영 지표로 삼은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국제유가 급등과 최근 각종 생활물가까지 줄줄이 치솟으며 중산층과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대기업의 납품가 인하 등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반발도 거세지자 ‘대기업 압박을 통한 지지확보’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연초 “기름값이 묘하다”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정부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기름값 해부에 나서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유업계 담합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진행됐다. 정부의 이 같은 압박속에 결국 정유 4사는 동시에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씩 내리며 무릎을 꿇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조세정의 실천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역시 대기업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을 통해 이뤄지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철저한 과세방침을 천명한 것은 주요 재벌들을 겨냥한 조치라는 것이다.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특허ㆍ기술을 탈취하거나 유용해 피해를 입혔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토록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해 당정이 합의한 것을 놓고도 여전히 논란이 많다. 이중규제라며 대기업들이 반발해온 ‘준법지원인’ 제도를 신설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처음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내비치다 결국 수용한 것도 변화된 기류의 일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밖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현 정부 경제정책을 “낙제는 면했다”고 발언한 이후 국세청이 삼성 계열사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선 것을 놓고도 ‘보복성 세무조사’ 아니냐는 뒷말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재계에 대한 MB정부의 180도 달라진 태도를 놓고 선거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하기도 한다. 눈앞에 닥친 재보선과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을 통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표’가 절실한데다 금융위기도 어느정도 극복한 만큼 집권초에 형성된 친기업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안현태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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