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발생 5주…일본의 일상은
야마다 추헤이 도쿄 통신원 |
지난달 11일 지진 발생 당시 나는 오사카지사에서 화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텔레비전 모니터 저편 도쿄 본사 회의실에서는 건물이 크게 흔들리면서 동료들이 테이블 아래로 대피하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이었다. 이후 도쿄 시내 교통이 마비되고 쓰나미에 휩쓸린 동북 지방의 처참한 광경을 TV로 지켜보면서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도쿄로 돌아와 집이 있는 시부야로 향했지만 거리는 온통 깜깜했다. ‘도쿄의 중심부인 시부야가 이 정도라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거리는 한산했고 비가 내리는 날이면 되도록 큰 우산을 챙겨 행여나 맞을지도 모르는 ‘방사능 비’에 대비했다.
현재 나는 의류제조업체 영업과장으로 일하면서 동북 지방 전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큰 피해를 본 연안부를 제외한 이와테 현 모리오카 시, 미야기 현 센다이 시, 아오모리 현 아오모리 시, 야마가타 현 야마가타 시 등지에 출장을 다녀왔다.
다행히도 이들 도시에서 큰 변화는 감지할 수 없었다. 많은 피해를 본 센다이 시도 라이프라인이 복구돼 표면적으로는 90% 정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지진 재해 전에 방문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인파에 안심하면서 앞으로의 복구와 부흥에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다음주에는 후쿠시마 시를 방문한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준이 ‘레벨 7’로 상향됐지만 출장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지진 이후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돼 의류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다.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진정한 복구는 모든 생활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