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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호기 연료심 손상·4호기 물웅덩이 발견…日원전 ‘악화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한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안정화 작업이 갈수록 난항을 겪고 있다.

1~3호기 노심 상태가 연료 펠릿(핵연료심)까지 녹아 심각하게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4호기에서는 5m 깊이의 방사능 오염수가 새로 발견돼 별도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또 원전 1~3호기 터빈 건물과 야외 작업용 터널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가 7500t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안에서 연료 펠릿이 녹아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추정 결과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 일본 측은 지금까지 막연하게 연료봉이 손상됐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상태까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노심 손상 정도는 1호기 70%, 2호기 30%, 3호기 25%로 추정됐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노심 손상 정도를 ‘노심(피복관) 손상’ ‘연료 펠릿 용해’ ‘멜트다운(모든 노심의 용해)’ 세 가지로 분류하고 “1~3호기의 상태는 피복관이 손상돼 펠릿까지 용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 펠릿이 녹았다고 보는 이유는 2, 3호기의 경우 펠릿이 녹지 않으면 방출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 터빈실 물웅덩이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2호기에서는 방사성 세슘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검출돼 사용후 핵연료의 저장조에 있는 연료봉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편, 1~3호기에 비해 복구작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됐던 4호기에서도 폐연료봉 보관수조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오염수가 새로 발견돼 사태의 심각성을 가중시켰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18일 오전 4호기 건물 지하에 20㎝ 정도의 오염수가 있다고 밝혔으나 이후 판단 착오를 시인하고 오후에 수치를 5m로 정정했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원전 내 방사성 물질 계산 착오 등 상황 판단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해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이날 발견된 오염수는 4호기 건물 지하층을 거의 수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4호기에서 발견된 물웅덩이는 이미 1~3호기 터빈 건물에서 발견된 6만t 규모의 오염수와는 별개로 이날 새로 발견된 것”이라며 “별도의 처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전 1~3호기 터빈 건물과 야외 작업용 터널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는 18일 현재 6만7500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6만t에서 7500t 급증한 것으로, 원자로와 사용 후 연료 냉각을 위해 투입되는 하루 500여t의 물 가운데 많은 양이 흘러내리면서 고농도 오염수로 변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예선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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