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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터 전 美 대통령, 방북 일주일 앞두고 몸 값 ‘쑥쑥’
북한 방문을 일주일 가량 남겨두고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방북 발표 당시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개인적인 일’ 이라며 거리두기에 나섰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양세다. 남북 핵 회담, 그리고 북한이 억류한 전용수씨의 석방 등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까닭이다.

20일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조율 중이고, 방북 직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오는 26일 평양 방문을 전후로 한국도 함께 방문해 남북간 대화 창구 역활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부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정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사실이 알려진 이달 초만해도 그를 통한 대북 메시지 전달은 없을 것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남북 핵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를 통한 북한의 메시지 전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카터가 방북 후 서울에 온다면 무조건적인 대화를 주장하는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카터를 통해 남북 핵 회담 또는 다른 남북 회담을 제안해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당국은 카터 전 대통령측과 방북 직후 한국을 방문하는 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 이와 관련 외교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맞춰 대화 제의를 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역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북한이 선교 혐의를 이유로 억류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인 전용수씨를 카터편을 통해 돌려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과거 곰즈씨나 여기자 억류 때도 북한은 전 대통령 등 고위급 인사의 북한 방문을 조건으로 내세웠고, 이를 체제 선전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당초 전씨 문제 발생 전부터 예정됐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 코스를 밟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올해 초부터 억류하고 있던 전씨의 존재를 이달 초에 밝힌 점도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한 석방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 역시 전씨가 북한에 억류됐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인지했던 것 같다”며 “결국 현 시점에서 카터 전 대통령 외에는 따른 방법은 모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방북 목적과 관련 최근 언론보도문을 통해 “방북시 비핵화회담 재개와 현지 인도주의 문제 등을 도울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겠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이 같은 한미 양국 정부의 기대를 잘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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