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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검찰,‘헌병 투서사건’ 공금횡령·유용에 초점...식구 감싸기 의혹
군 안팎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前) 육군 헌병 간부의 횡령의혹 투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군검찰까지 동원됐다. 육군이 자체적으로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리고 국방부 조사본부가 내사 종결한 사건에 대해 국방부 감사관실이 이례적으로 재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군의 최고 수사기관까지 나선 모양새다.

투서에서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난 2월 중순 전역한 이모씨(전 육군 중앙수사단장ㆍ예비역 준장)가 수방사 헌병단장(대령)이던 2007∼2008년 1억2000여만원의 부대운영비를 횡령해 군 내부 인사들에게 백화점 상품권과 한우선물세트, 양주 등을 선물하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준장이 횡령자금을 이용해 진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역 고위 장성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의혹이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 가운데 현역 고위 장성을 상대로 한 진급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 답변과 14일 언론사 부장단 초청 국방정책설명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진급 비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감사관실 조사와 군검찰 수사는 이씨 개인의 공금 횡령과 유용 의혹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군검찰은 이씨가 부대운영비를 횡령하는 과정에서 헌병 부대 또는 이씨 개인의 불법적인 관행이 있었는지를 비롯해 자금 조성과정과 사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감사관실은 회계감사 위주로 조사하고 군검찰은 자금조성과 사용처에 대한 규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검찰의 수사를 통해 이씨의 불법 행위가 밝혀질 경우 앞서 사건을 수사했던 육군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대해서도 책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장관이 “문제의 시작이 공금 유용”(12일)이라고 밝힌 것이나 “만약 헌병 병과의 불건전성 문제라면 샅샅이 조사하겠다”(14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군 관계자는 “육군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같은 헌병 병과 장군을 감싸려고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씨 개인의 불법행위가 사건의 본질인 만큼 군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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