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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장 반대” 미끼 주민대표-업체 뒷거래
발전기금 낮춰 주민 손실

경찰 토착비리 수사 확대


충남 태안 골프장 조성사업 반대 주민 대표들과 이 사업을 맡은 업체 관계자들이 서로 짜고 수억원의 뒷거래를 하다가 경찰에 발각됐다. 이른바 ‘님비(NIMBY)’조직을 결성해 시위를 벌이는 척하면서 뒷돈을 받고 심지어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발전기금을 낮춰줘 주민에게 손해까지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민원성 개발사업을 둘러싼 토착비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15일, 골프장 조성사업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하며 관련 업체로부터 6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충남 태안군 일대 4개 어촌계 소속 모 어촌계장 C(60)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C(56)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준 혐의로 업체 대표 P(68) 씨와 직원 P(65) 씨 등 3명도 입건했다.

해경에 따르면, C 씨 등은 충남 태안 모 골프장 조성 반대 주민대책위 위원장과 위원을 맡아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골프장 사업에 반대하면서 해당 업체로부터 지난 2006년 11월부터 1년간 5~6차례에 걸쳐 6억4000여만원을 받아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어촌계장 C 씨는 별도의 어촌계 공금 3억7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민 대표들은 업체가 지급하기로 한 마을공동발전기금 액수를 주민들이 요구한 것보다 낮춰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측은 대표들을 이용해 골프장 조성에 관련된 민원을 해결하는 이득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업체는 골프장 건설에 앞서 부지 매입, 민원 해결 등의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문제가 된 골프장은 ‘뒷돈 거래’가 있은 후 공사에 착수, 지난해 완공됐다.

해경은 이번에 입건된 어촌계원 12명 중 4명이 업체 측으로부터 골프장 조성 관련 마을 양식장 피해 보상금으로 1억원을 받아 주인에게 전해주겠다고 속이고 빼돌린 혐의도 밝혀냈다.

해경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민원성 개발사업을 둘러싼 유사한 토착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이인수 기자/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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