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총장 정책변화 전망속
정치권 등 사퇴압력 여전
교수협과도 신경전 예고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위기 사태가 교내 차원에서는 수습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다. 교수협의회가 13일 요구한 혁신비상위원회(이하 혁신위) 구성을 서남표 총장이 전격 수용하고 학부생들도 총장에게 개혁 실패를 인정하라고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혁신위가 내놓게 될 결론에 대해 총장과 교수협의회가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는 데다 정치권을 비롯한 외부에서는 여전히 사퇴 압력이 거세 사태 수습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서 총장은 오전에는 교수들과, 오후에는 학생 대표들과 만나 제도 개선에 관한 의견을 듣는다. 서 총장은 전날부터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교수,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학교 측은 14일 중 개선안을 확정해 15일 오전 열리는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학부 총학생회도 전날 대학본부 앞 잔디밭에서 사상 첫 비상총회를 열고 안건을 다뤘으나 서 총장에 대한 개혁 실패 인정 요구는 투표에 참여한 852명 가운데 찬성 학생이 과반수에 10명이 못 미치는 416명에 그쳐 부결됐다.
또 학교 정책 결정 과정에의 학생 대표 참여 및 의결권 보장 제도화, 학사경고 1학년생 지원 강화, 그동안의 개혁에 대한 평가진행팀 구성 및 평가보고서 작성 공개, 총장 선출 시 학생투표권 보장 등을 요구해 주요 정책에 대한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혁신위는 서 총장이 지명하는 5명과 교수협의회가 지명하는 평교수 5명, 학생 대표 3명 등으로 구성된다. 혁신위는 향후 3개월(필요 시 1개월 연장)간 ‘새로운 리더십’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서 총장은 혁신위의 결정을 수용, 실행해야 하지만 동상이몽인 측면이 강해 불씨가 될 소지는 안고 있다.
서 총장은 “혁신위에서 나올 결론은 학교가 나아가야 할 전체적인 방향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반면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혁신위 구성을 서 총장이 수용한 것은 앞으로 학교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데 아픔이 있더라도 함께 짊어지고 나가자고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특히 교수협은 ‘새로운 리더십’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지도자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못 박았다.
카이스트 내부의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외부의 서 총장 사퇴 압력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3일 서 총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2일 교과위 전체회의에서는 임해규, 정두언, 조전혁 의원 등 한나라당 교과위원들도 서 총장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