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12일 미국인 1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밝힌 가운데 억류 미국인이 한국계 사업가이며 북한 입국사증(비자)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국제인권법에 부합되게 존중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해 주기를 북한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억류 미국인의 신원 등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또 구체적인 억류 경위나 시기 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하면서“이 미국인의 북한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은 억류 미국인에 대한 정례적인 방문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송과 소식통을 통해 억류 미국인에 관한 정보가 전해지고 있다. CNN은 억류 미국인이 한국계 미국인 남성 기업인이며 북한의 입국 사증(비자)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ABC 방송은 익명의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 미국인이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네 번째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 2009년 3월 미국 국적의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가 탈북자 관련 취재 중 중국과 북한 간 국경을 넘었다 체포돼 억류된 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방북으로 같은 해 8월 석방됐고, 이어 12월에는 대북인권 활동을 하던 미국 국적의 재미교포 로버트 박이 북한에 무단 입국했다가 체포돼 억류된 뒤 추방됐다. 또 2010년 1월에는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가 북한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7개월 만에 귀환한 바 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번 억류 미국인이 이달 말 재방북할 예정인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 기회를 통해 석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그(카터)는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고 언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