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추가누출 막아라”
日정부·도쿄전력 안간힘
후쿠시마 보유 방사능양
체르노빌 누출량 15배
계속된 여진·사고수습 난항
방사능 공포 날로 확산
원전 사고등급이 ‘레벨7’로 격상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이 체르노빌 재앙 수준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누출된 방사능 양이 사건당시1~6호기 전체의 100분의 1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나머지 99%에 대한 추가 누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과 사고 수습 난항으로 후쿠시마 방사능 공포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여기에 12일에는 원전 반경 30km 밖의 토양과 식물에서 방사성 물질 가운데 요오드와 세슘보다 더 치명적인 스트론튬이 검출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후쿠시마 보유 방사능 양 체르노빌 누출량의 15배=13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금까지 외부에 방출된 방사능 양이 사고 당시 1~6호기에 있던 전체 양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1일 당시 원자로 1~6호기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 있던 방사성 요오드 양이 총 8100만테라베크렐(TBqㆍ1테라베크렐=1조베크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누출된 방사능 양(520만TBq)의 15배가 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1호기가 원자로와 연료저장조를 합해 1800만TBq, 2호기와 3호기는 각각 3200만TBq, 4호기는 420TBq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비활성기체, 방사성 요오드, 기타 방사성 물질로 분류해 이뤄졌다.
도쿄전력 측은 “공기 중으로 새나간 방사성 물질은 대부분 지난달 14일과 15일 발생한 수소폭발 때문이었다”며 “오차를 고려하면 사고 발생 당시 방사성 요오드 중 100분의 1 정도가 외부에 방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이후 한 달이었던 지난 11일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양은 외부에 방출되지 않았다고 가정할 경우 44만TBq(방사성 요오드)로 지난 한 달간 100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여진 등 원전 악화 가능성 여전=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여전하다. 후쿠시마 주변에 강도 높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원전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쓰모토 준이치 도쿄전력 원자력ㆍ입지본부 본부장 대리는 이날 회견에서 “향후 방출량이 10배, 100배로 증가할 가능성은 낮지만 제로는 아니다”며 “방사성 물질 방출이 계속되고 있어 총 방출량이 체르노빌 사고에 육박하거나 초과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원전 수습도 일진일퇴를 계속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12일 저녁, 여진으로 이틀간 중단됐던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이송을 시작했다. 2호기 부근 배관용 터널(트렌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 700t을 약 40시간에 걸쳐 2호기 복수기(용량 3000t)로 옮길 예정이다.
하지만 고농도 오염수는 2호기 터빈실 지하와 배관용 터널에 있는 것만 해도 2만t이고, 1∼3호기 전체적으로는 6만t이나 되는 만큼 앞으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아울러 원전 폐쇄를 위한 사용후 연료 반출ㆍ제거 계획이 추진되고 있지만 원자로 건물 주변의 방사선량이 많아 작업원들의 피폭 우려로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