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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 총장, 학내 구성원 입장 따라 운명 갈릴듯
12일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교수협의회가 서남표 총장의 거취를 묻는 투표를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드러난 각종 ‘부적절한 사례’를 묵과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총장이 그동안 ‘서남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대학평가에서 2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이 같은 성과가 자살 사태와 감사 결과로 인해 묻혀질 수도 있다는 교수들의 우려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학내 구성원 입장 따라 서 총장 ‘운명’ 갈릴듯=교수협의회는 투표가 실시되면 해당 결과를 학교 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만일 투표 결과 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올 경우 서 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교수협의회에는 카이스트 평교수 총 500여명 중 90% 이상이 가입돼 있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경우 향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교수와 학생들은 서 총장의 진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앞서 11일 비상총회에서 교수협의회는 이미 회원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교수 106명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서 총장 퇴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64명은 서 총장의 용퇴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도 비슷한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서 총장의 개혁을 ‘실패한 개혁’으로 규정하며 ‘무한경쟁’ 정책의 철폐를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서 총장은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자신의 교육 철학을 강조한 바 있어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향후 서 총장과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사이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어, 결국 서 총장의 진퇴는 교수, 학생 등 학내 구성원에 달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날 총학생회가 아닌 학생 개인이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카이스트 내 게시판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도’ 속 제도 개선 논의도 뜨거워=올 들어서만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학부총학생회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인들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7일 네번째 학생 자살이 발생한 지 5일만이다.

총학생회는 이 글에서 “우리 곁에서 날개를 활짝 펼 수 없었던 꿈들이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스러져 갔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우리가 그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노력했다면 소중한 이들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깊은 회의가 든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틀째 모든 과목을 휴강한 채 이어지고 있는 사제 간담회에서 교수와 학생들은 많은 내용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간담회는 사제간에 점심식사를 함께 하거나 잔디밭에서 딸기를 나눠먹는 등 편안한 분위기 아래 이뤄졌으며 서로 마음 깊은 얘기까지 털어놓기는 어려웠지만 교수들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신경쓰겠다고 약속했으며 서로 격려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로 뜻을 모은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금까지 문제가 불거졌던 ▷차등 수업료제’ ▷전 전공과목 영어강의 외에 ▷재수강 횟수제한 ▷장학금 ▷여름방학 계절학기 폐지 및 수업료 ▷영어강의 등 교양과목 문제점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총학생회는 13일 오후 7시 본관 앞 잔디밭에서 비상학생총회를 열어 ▷12일까지 간담회에서 수렴된 학생들 의견의 즉각 반영 ▷학교정책 결정과정에 학생 대표들의 참여보장 ▷경쟁위주 개혁에 대한 서 총장의 실패인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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