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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생들의 영어스트레스는 다름아닌 학문적 소통부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에게는 영어 수업 스트레스도 있다. 영어수업을 알아듣지 못해서가 아니다. 충분한 학문적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다. 이에 한상근 교수가 현 영어수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교수는 11일 인터넷을 통해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 말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학교 방침에 따라 영어수업을 진행해 온 그는 지난 강의 게시판을 통해 “교수님이 영어로 강의하면 잘 알아듣지 못하겠다. 그래서 질문있냐고 물어보실때 들을 수 있는게 없어서 당황스럽다.”는 학생들의 불만을 접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최근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 몰입이 아니라 문화 몰입”이라며 “이중언어 능력은 외국어대학이나 외교관 양성기관, 그리고 대기업에서 자체 교육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영어강의에 반기를 든 것이 영어강의가 교수와 학생간 쌍방향 의사소통을 단절시키고 학업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 접촉까지 단절시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영어강의는 각 교수들의 선택에 맡기고 대신 졸업을 하려면 일정 학점 이상의 영어강의를 수강토록 하는 등 졸업요건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한 교수의 우리말 강의 결심을 전해 들은 한 동료 교수는 “한국의 대표 대학인 카이스트에서 자기나라 말이 아닌 영어로 100% 학문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그 국가의 수치”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것(영어강의)이 과연 가능이나 하며 또한 의미가 있겠느냐”고 영어강의 개선에 동감했다.

카이스트는 100% 영어강의를 추진하면서 예외를 두면 학생들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로, 일본어 수업이나 동양철학 등 교양과목에서도 영어수업을 강행했다. 일부 학생들은 “한국어로 강의를 받아보고 이해도가 너무나 높았다. 가히 혁명적이었다”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게시판에는 “영어 강의를 한번도 이해해본 적이 없다”는 글도 올라와 학생들의 반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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