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건설업체에 수백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주고 사례비를 받아 챙긴 저축은행 전 부회장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대출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도 수백억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제주 으뜸상호저축은행 전 부회장 김모(52)씨와 전 대표 김모(45)씨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법원은 대출을 받은 건설업자 장모(54) 씨에게는 불법대출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지만 회사자금을 빼돌린 부분은 다시 심리하라며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김 전 부회장 등은 장씨의 신용상태가 대출을 해줄 만한 조건이 아닌줄 알면서도 대출을 해줘 손해를 끼쳤고, 배임의 고의도 인정된다”며 “다만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로 이미 상호저축은행법위반죄 확정판결을 받은 적이 있어 일부 공소사실에 면소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 등은 2004년 부산에 신축 중인 오피스텔을 인수하려던 장씨에게 32억원을 대출해준 것을 비롯해 2008년 9월까지 800여억원을 불법 대출하고 사례비로 7억원을 받은 혐의로 2009년 기소됐다.
원심은 사례비 7억원은 대여금으로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불법대출 중 290억여원은 이미 처벌된 적이 있어 면소판결했지만 500여억원을 불법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은 인정된다며 유죄판결했다.
으뜸저축은행은 2009년 8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판정돼 같은해 11월 파산했으며,지난해 7월 제주지검은 전직 임원과 건설업자 등 11명을 2300억원대 불법대출에 관여한 혐의로 다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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