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가격인상 러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제과업체인 해태제과가 주요 과자류에 대해 가격인상 및 인하를 동시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태제과는 ‘오예스’, ‘홈런볼’, ‘에이스’, ‘맛동산’ 등 간판급 과자류 24개 품목에 대해 소매점 공급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고 5일 밝혔다.
해태제과가 과자 가격을 올린 것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1년반 만이다. 하지만 해태제과는 이날 가격인상안을 발표하면서 ‘땅콩그래’, ‘썬키스트 캔디’, ‘와플칩’ 등 4개 품목에 대해선 소비자 고통분담 차원에서 소매점 공급가격을 평균 6.6% 인하한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과자류 가격인상과 인하를 동시에 발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생색내기용 가격인하다’, ‘가격인상 불만을 최소하려는 물타기 작전이다’ 등 각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해태제과가 매출이 많은 인기상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인기 상품 일부의 가격을 내리는 생색내기용 가격인하 작전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선 해태제과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물가잡기에 발벗고 나선 물가 당국의 압박을 우회적으로 비켜갈 목적으로 일부 제품값을 내리는 물타기 작전을 시도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가격인하한 상품의 경우 월평균 5억~10억원 상당의 고매출을 올리는 인기상품”이라며 비인기 상품을 뭍타기용으로 가격인하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료 가격의 상승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과자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은 최소화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선 가격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태제과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24개 주요 품목에 대한 과자값을 인상함에 따라 롯데제과, 오리온 등 다른 제과업체들도 줄줄이 제품 가격인상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들은 최근 3개월만에 설탕 공급가격을 9%가량 올렸고, 제분업체인 동아원도 5일 부터 밀가루 가격을 9% 가까이 인상했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다른 제분업체들도 이달 중순쯤 비슷한 폭의 밀가루 가격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커 이달 말쯤 본격적인 생필품 가격인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