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배째라식 법정관리 신청…뿔난 금융권 대책은
은행별 페널티 가능성 시사당국 “모기업만 믿은게 잘못”
LIG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 채권단은 LIG그룹에 대해 징벌적 성격의 여신제한 등을 검토 중이다. LIG그룹의 계열사인 LIG건설의 무책임한 법정관리 신청에 당혹스런 표정을 보인 시중은행들은 LIG그룹의 성의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구체적인 제재를 가할 태세다.
LIG건설 채권단협의회의 한 시중은행 임원은 31일 “은행장들이 최근 회동에서 LIG건설의 법정관리를 선택한 LIG그룹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단순한 유감표명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를 저버린 이상 개별은행 차원의 제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LIG건설 채권단은 LIG그룹에 대해 무책임하고 실망스런 선택을 내렸다는 반응과 함께 분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다만 지난 해 현대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집단 여신제재가 위법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온 만큼 채권단 혹은 은행권 전체의 집단 제재는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들이 LIG그룹에 대해 우선 검토중인 개별 제재는 그룹 전체 계열사에 대한 여신 제한이다.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거나 만기연장을 조건으로 일정비율의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신용한도를 하향 조정해 그룹 전체 계열사의 자금융통을 제한할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자는 “최근 LIG그룹의 행태를 여신심사 과정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그룹에서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페널티 성격의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LIG건설에 대한 일반대출 기준 은행별 대출 현황을 보면 우리은행 370억원, 신한은행 208억원, 하나은행 152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일반대출 외에도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지급보증이 2035억원에 달해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