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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라이벌 김남구 vs 박현주, 자산배분펀드서 정면대결
증권가 라이벌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자산관리 시장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자산배분펀드인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에 맞서 한국금융지주 계열 한국운용이 글로벌자산배분펀드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한국운용은 3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제1회 글로벌 대안투자(AI, Alternative Investment)) 포럼을 열고 중위험중수익 전략의 글로벌자산배분펀드 출시계획을 밝혔다. 특히 이날 밝힌 한국운용의 전략은 미래에셋과 정반대다.

먼저 미래에셋이 100% 자체 역량으로 운용하는 인사이트펀드와 달리 글로벌투자전문그룹인 미국 BNY멜론의 자문을 받아 한국운용이 일임운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인사이트는 국가별로 유망주식을 골라 직접투자하는 방식인 반면 한국운용의 펀드는 국가별 주식시장 전체를 반영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다. 주식 뿐 아니라 채권과 원자재 등 투자대상을 다양화한 점도 미래에셋과 다르다.

마케팅 방식도 반대다. 미래에셋 인사이트는 2007년10월 공모형태로 출시되 한 달간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운용은 사모형태로 출시해 기관투자자들이나 거액자산가를 1차 고객으로 삼고 있다. 미래에셋이 전격전을 벌였다면, 한국운용은 전략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양 펀드의 수익률에서는 최근 1년 이내는 한국운용(실제 수익률이 아닌 시뮬레이션 수익률)이, 1년 이상에서는 미래에셋이 다소 우위다. ▶그래프 참조.

한국운용 측은 “중위험 중수익 펀드인만큼 기간수익률 절대수치 자체는 고위험고수익펀드 보다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인사이트보다 분산효과가 훨씬 강해 하락장에서 낙폭이 제한된다. 하락후 상승장에서 수익률 회복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에 미래에셋 측은 “첫 설정 이후 인사이트의 수익률 저점은 2008년11월20일의 -61.4%다. 하지만 저점이후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120.79%로 하락폭을 거의 만회해,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은 -14.6%다. 특히 2007년11월25일 이후 적립식으로 투자한 경우(매달 25일 불입시)에는 무려 24.05%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2년간의 성과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부진과 해외주식형펀드 세제혜택 종료에 따른 환매행렬이 이어지며 대표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 시가총액이 2조원 아래로 추락한 상태다.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한국운용의 국내주식형펀드가 차별화된 성과를 낸 데다, 한국증권이 랩어카운트 등 자산관리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가총액이 미래에셋증권을 추월한 2조2000억원대를 기록중이다. 특히 양사는 퇴직연금시장과 자산관리시장에서 삼성증권과 함께 3각 체제를 이루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글로벌자산배분과 AI부문에서의 승부결과에 따라서는 양사간 승부는 물론 3각 체제의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시가총액에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운용 등 계열사가 포함된 가치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운용 및 생명보험 등 계열사 가치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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