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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패형 자산관리 수단 헤지펀드②> 아직 국내시장은 걸음마
최근 국내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상황은 걸음마 단계다. 출시된 상품의 종류도 몇 되지 않고 전략이나 용어에 대한 이해도 거의 전무하다. 국내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실력은 ‘0’에 가깝다.

증권사들이 최근 판매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크게 두 가지. 주식헤지 전략과 글로벌매크로 전략이다. 세부적으로는 롱쇼트(매수·매도 동시 구사)를 기반으로 한 시장중립 전략과, 선물을 이용한 CTA, 거시경제 분석에 기반을 둔 매크로 전략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전략은 이보다 훨씬 다양하다. 미국의 유력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I)의 전략별 분류를 보면 28가지 전략이 나온다.

이는 통계를 위한 임의적인 카테고리일 뿐 실제 활용되는 전략은 이보다 더 많다. 문제는 헤지펀드 용어자체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굳이 이같은 전략을 이해해야할까 싶지만, 이해하지 않고 투자한다는 것은 묻지마 투자다. 각 시장상황에 따라 유리하고 불리한 전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는 최적의 헤지펀드를 선택하려면 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려면 각 종목의 룰에 대해 이해해야한다. 아직 국내에는 헤지펀드에 대한 기초적인 투자자교육매커니즘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최근 삼성증권의 거액자산가(30억원 이상 예탁고객) 대상 헤지펀드 세미나에서는 “CTA가 어떤 말의 줄임말이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한창 판매중인 상품임에도 기본 개념조차 몰랐던 셈이다. CTA는 ‘원자재거래자문(Commodity Trading Advisory)’의 약어다. 최초 CTA전략의 투자대상이 주로 원자재에 집중됐기 때문인데, 실제 요즘 CTA 전략은 원자재 뿐 아니라 주식, 채권 등 각종 금융상품을 모두 포괄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롱쇼트 전략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롱쇼트 전략은 자칫 주가가 올라도 돈을 벌고, 주가가 떨어져도 돈을 버는 것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는 주가 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주가폭락도 위험이지만, 주가급등도 위험이다. HFRI의 시장중립전략 수익률은 폭락장이었던 2008년 -1.16%로 시장을 크게 앞섰지만, 반등장이던 2009년에는 -5.56%, 2010년에는 2.64%에 불과했다. 조정장인 올 해는 28일 현재 1.24%를 기록중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뜨거운 게 국내 헤지펀드 산업육성에 대한 기대다. 금융당국이 규제만 풀어주면 당장에라도 토종 헤지펀드가 탄생할 분위기다. 하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활동중인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주식을 사고 팔기만 하는 롱 온리 전략에만 능하다. 펀드의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은 탓에 쇼트 전략을 펼쳐본 경험이 없다.

리서치 능력도 문제다. 헤지펀드의 특징은 섹터별, 또는 지역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회피하는 것인데, 국내 운용사나 증권사의 리서치능력은 국내 주식, 채권시장이 거의 전부다. 이러다보니 헤지펀드 운용사에 리서치자료를 제공하고, 운용과정에서 필요한 공매도 물량 등을 대줄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아직 국내 증권사에는 없다. 세계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증권사는 10대 글로벌 IB정도가 전부다.

따라서 헤지펀드 관련 국내 규제가 풀려도 토종 헤지펀드 출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수입된 재간접펀드에 의지해야할 전망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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