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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늘-양파-고추 … 양념채소 백년대계 다시 짠다
노동력 부족과 재배면적 감소로 생산부진을 겪고 있는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양념채소에 대해 정부가 전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입에 의존하기 보다는 생산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양념채소 농사의 백년대계를 다시짜겠다는 방침이다.

3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양념채소의 생산기반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활동에 돌입했다. 농식품부는 물론 농협과 농진청, aT, 농촌경제연구소 등 산하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방위 TF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념채소류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부분을 점검하고 있다”이라면서 “여러가지 사안을 고려한 뒤 이르면 내달 중으로 1차 결과를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TF팀에서는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쪽으로 연구와 정책 수립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양념채소 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조기 도입과 할당관세 인하 등의 카드를 연이어 끄집어 냈지만, 수급불균형과 가격안정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늘과 양파 수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가정에서는 수입산을 웬만해서는 쓰지 않기 때문에 수입확대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맞추는 것이 쉽지않다”면서 “중국에서 투기세력들의 마늘사재기가 발생하는 등 수입 환경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어 생산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추, 마늘, 양파 등은 한국인 밥상의 필수품이지만 대외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추 자급률은 50%에 불과했다. 마늘도 70% 수준에 그쳤다.

양념채소의 생산부진은 ‘고령화’와 ‘영세성’이라는 한국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마늘, 고추 등은 유독 일손이 많이 드는 반면 소량 재배로는 수익이 크지 않아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일선 농가에서 농사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TF팀에서도 ‘고령화 해소’와 ‘기계화ㆍ집적화 촉진’이라는 두가지 과제 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념채소들의 경우 ‘무안 양파’, ‘남해 마늘’ 같은 기존의 주산단지가 있는 만큼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안들을 모색중이다. 10% 내외인 작물별 계약재배비율을 오는 2017년까지 30%로 확대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양념채소류의 특유의 유통구조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마늘과 양파의 경우 4월말부터 5월까지 1년에 한번 생산하면, 산지 유통인들이 이를 저장해두고 있다가 연중 시장상황에 맞게 방출하는 형태로 수급이 이뤄진다. 또 대다수 도매시장에서 산지수집상과 소수 중도매인간 수의거래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정부는 생산자 단체의 시장진입을 강화하고 도매단계의 가격결정구조를 투명화해 가격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성을 맞추고 있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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