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형슈퍼마켓(SSM)의 판도를 재편할 킴스클럽마트 예비인수제안서 접수 마감이 하루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파는 자’는 좀더 높은 가격에, ‘사려는 자’는 좀더 낮은 가격에 매물을 거래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 속에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킴스클럽마트를 매각할 이랜드그룹은 30일 오후 6시 예비인수제안서 마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SSM을 운영중인 롯데,홈플러스,GS 등 SSM업계 빅3와 2~3곳의 사모펀드 쪽에서 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현재까지는 아직 제안서를 낸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최근 유통산업발전법 통과로 SSM 출점이 더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킴스클럽마트의 가치도 상승해 인수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는 물론 사모펀드 쪽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홈플러스와 단독협상을 벌였을 때 보다도 높은 가격을 받을 자신이 있다”면서 “3000억원 이하로는 팔 생각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7월 홈플러스와 단독으로 매각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당시 이랜드 측은 3000억원 이상을 원한 반면, 홈플러스는 2000억원 안팎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 GS리테일 등 ‘사려는 자’ 쪽에서는 ‘관심없다’는 듯 애써 심드렁한 표정이다. 지난해 매장수 258개로 SSM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이다.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킴스클럽마트 점포가 롯데슈퍼와 겹치는 등 매장조건이 별로다. 아직 내부에서도 별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수제안서를 낼지 안낼지는 당일이 돼봐야 안다”고 말했다.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하면 단번에 SSM업계 3위에서 2위로 올라설수 있는 GS리테일에서는“인수제안서 제출에 부정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제시가격이 터무니 없이 너무 비싸다”면서 “급격하게 SSM매장을 늘릴 생각은 없다. 인수가 아니더라도 가맹사업을 통해 충분히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SSM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지난해처럼 가격부분이 합의되지 않는 이상 인수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 측도 대외적으로는 킴스클럽마트 인수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통과로 올해 상황이 달라진만큼 유통업체들의 관심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M&A 관련 딜에서는 서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한 연막작전이 펼쳐진다”면서 “인수제안서 마감상황을 봐야 진짜 모습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킴스클럽마트는 현재 전국에 54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 2859억원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그룹은 30일 예비인수제안서가 접수되면 이들 중 몇 개 업체를 추려 실사를 한 뒤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협상대상자 2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