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 시장조사기관인 바움&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에서 하이브리드카는 작년 같은 달보다 39.0% 늘어난 2만3263대가 판매됐다.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2월보다 27.2% 증가한 것에 견주면 하이브리드카는 시장 증가율을 11.8%포인트 앞질렀다.
이뿐만 아니라 올 들어 2월까지 누적 판매량 증가율에서도 하이브리드카는 25.3%를 기록해 전체 시장 판매 증가율 22.5%를 2%포인트 이상 넘어섰다. 이처럼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은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유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2월 마지막 주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38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리비아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연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서면 운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연비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현대차의 최초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인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다음달 초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시내 주행 연비는 15.3㎞/ℓ,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17.0㎞/ℓ에 달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솔린 모델 연비가 ℓ당 13.0~13.8㎞인 것을 감안하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가량 연료 효율이 높다. 또 경쟁차종인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나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에 비해서도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미국 판매가격은 2만5795~3만795달러로 정해졌다. 기본으로 장착되는 편의 및 안전 사양이 확정되지 않아 객관적 비교는 이르지만 단순 가격 면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저 가격은 경쟁차종에 비해 780~2445달러가량 낮게 책정됐다. 퓨전 하이브리드 최저 가격은 2만8240달러, 캠리 하이브리드 최저 가격은 2만6575달러다.
게다가 일본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로 원활한 부품 공급이 안 돼 일부 하이브리드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부분도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로 포드는 산요 배터리를 공급받지 못해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올봄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인피니티 M35 하이브리드’ 모델도 예정대로 판매될지가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강진과 쓰나미에 따른 수혜보다는 고유가 상황이 쏘나타 하이브리드 초기 판매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쏘나타 하이브리드 부품 조달과 관련해 현대차 측은 대부분 부품을 국산화해 일본 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