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21일 기자회견에서 포스코 외에 3~4개의 한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혀 버핏의 숨은 진주주가 무엇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버핏은 구체적인 종목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측할 수 있는 몇 가지 실마리를 남겨 놓았다. 따라서 버핏의 발언과 투자원칙을 바탕으로 추론하면, 정확한 종목을 맞추지는 못해도 비슷한 유형의 주식은 꼽을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이트레이드증권은 버핏의 투자 기준에 적합한 종목으로 휴켐스, 신세계푸드, 웅진씽크빅, 유니드, 무학, 리노공업, 이엔에프테크놀러지 등을 꼽았다.
버핏은 우선 “기업의 10년 후 모습을 상상하기 쉬워야 한다”는 투자원칙을 제시했다.
그가 애플보다 코카콜라를 선호한 것은 이런 원칙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오래 전부터 미국인의 기호식품이어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예상할 수 있고, 회사의 현금 흐름 추정도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애플은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했지만, 전자산업 기술은 존속기간이 짧아 몇년 후 어떤 국면을 맞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지속성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버핏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를 보유하지 않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된다.
이트레이드증권 김봉기 팀장은 “버핏의 투자 스타일은 자기가 잘 알 수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심플 비즈니스’이다. 본인이 테크니션(기술자)이 아니니 기술분야는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후 모습’은 버핏이 평소 강조해 온 가치투자와도 일맥 상통한다.
버핏은 내재가치가 있지만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해왔다. 그가 4.6%의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도 이 원칙에 적합한 대표주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포스코는 실적이 안정적으로 신장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으며, 산업의 트렌드가 크게 변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의 스몰캡(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 회사 몇 곳에 주식을 일부 갖고 있다”는 버핏의 발언도 보유 주식을 짐작하게 하는게 도움이 된다.
미국 증시에서는 스몰캡이 최소 5000억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버핏이 투자한 중소형주의 시가총액은 1조~2조원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은 “시가총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우리나라 스몰캡 기준인 1000억~2000억원 정도가 아니라 몇 조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도 “과거 버핏이 시가총액이 상당히 큰 기아차에 투자했던 사례로 봤을 때 그가 언급한 회사가 우리가 말하는 소형주는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버핏의 투자 기준에 적합한 종목으로 휴켐스, 신세계푸드, 웅진씽크빅, 유니드, 무학, 리노공업, 이엔에프테크놀러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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