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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 우리은행장에 이순우씨 내정
우리금융의 선택은 결국 조직의 안정이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순우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은 조직의 안정과 통합을 꾀하면서 민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비춰진다.

이 내정자는 일찌기 행장 적임자로 지목돼왔다. 10년간 우리은행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누구보다 조직 내부사정에 밝다. 우리은행 조직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특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된 이래 최초의 상업은행 출신 행장이다. 그의 등극은 한일은행 출신이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을 두루 맡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상업은행 출신들의 불만을 누그러트릴 수 있다. 행내 두 세력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한다.

이 내정자는 경험과 인화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행추위내 일부는 조직혁신을 위해 젊은 피를 수혈해야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조직 동요를 막고 안정경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륜있는 인물을 행장으로 뽑아야한다는 중론을 막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력 회복에 대내외의 절박한 요구도 이 내정자의 낙점 배경 중 하나다. 우리은행의 취약점 중 하나는 정부가 대주주라는 점이었다. 안정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면 어김없이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고, 이로 인해 장기 사업비전을 세우는 길은 요원해 보였다. 단기실적에 치우친 성과주의 경영은 결국 금융위기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을 떠안는 원인이 됐다. 특히 대주주가 정부이다보니 인사 때마다 임직원이 동요할 수밖에 없어 최우선이 돼야할 영업이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이런 점에 이 수석부행장은 민영화로 가는 동안 주력 회사인 우리은행의 영업력을 회복할 적임자로 선택이 됐다. 은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 수석부행장만이 조직의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할 수 있으며 이를 영업력 강화로 연결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행추위가 경남은행장에 박영빈 행장직무대행을 내정하고, 광주은행에 현 송기진 행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한 것도 조직안정을 우선시한 조치로 풀이된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안정과 영업력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확실하게 방점을 둔 인사”라 평한 뒤 “민영화 과정에서 조직이 뭉칠 수 있는 구심점으로역할할 수 있는 지 여부가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은 오는 23일, 우리은행과 광주은행은 24일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행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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