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집배원 살인사건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동료 집배원을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로 Y(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Y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45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16층 계단에서 동료 집배원 K(34)씨의 머리를 둔기로 17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Y씨는 돈 때문에 저지른 범행으로 드러났다.
Y씨는 지난 2009년 개인사정으로 K씨에게 부탁해 제2ㆍ3금융권에서 3000만~4000만원을 빌렸는데 이를 제 때 갚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명의를 빌려준 K씨가 올해 초부터 금융기관에서 대출상환 독촉 문자를 받았고 최근 A씨에게 문자를 보여주며 ‘돈을 빨리 갚아달라’고 재촉했다.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한 Y씨는 결국 사건 당일 두시간 가량 뒤쫓아 다니다 끝내 배달을 마치고 나오던 K씨를 살해했다.
Y씨는 이후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우편물 배달시 고객(수취인)이 적는 서명을 가짜로 위조하거나 부재중이라고 써 자신의 배달 근무시간을 조작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다 Y씨는 사건 당일 택시에서 내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K씨를 따라다니던 모습이 담긴 CCTV 녹화기록과 K씨와의 채무관계가 드러나 용의선상에 오르자 지난 10일부터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추적해 결국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쯤 부평구 모 찜질방에 숨어 있던 Y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Y씨는 검거 전에도 직장을 무단 결근하고 부산 등지를 전전하는 등 도피생활을 한 적이 있어 도주 우려가 큰 데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Y씨의 구속여부는 14일 오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인천=이인수 기자 @rnrwpxpak>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