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 공유제’를 자신이 제안한 가장 직접적인 계기가 바로 삼성이라고 말했다. 이익 공유제에 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두고 “색깔론이나 이념 등의 잣대로 매도하지 말라”고 일침을 놨다.
정 위원장은 11일 입장 표명 자료를 통해 “자신이 공부한 책에서 본 적이 없다고 해서 그 의미를 평가 절하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라면서 “색깔론이나 이념 등의 잣대로 매도하지 말고 진지하고 생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이건희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례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반론을 펼쳤다.
그는 “대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이념 문제로 연결하는 것은 이익 공유제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 기인한다”면서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생각한다면 진성성을 가지고 행동으로 실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삼성을 직접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이익 공유제를 제안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가 바로 삼성”이라면서 “삼성전자는 매 연말이 되면 목표이익을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그 초과이익 중 일부를 내부 임직원에 대한 성과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이익 공유의 대상을 임직원 뿐 아니라 협력업체에게로도 넓히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위원장은 이익 공유제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필요하다면 재계나 정치권의 어느 누구와도 만나서 초과이익 공유제의 본래 취지에 대해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그는 강조하면서 이익 공유제를 계속 추진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익 공유제를 논의할 실무위원회를 빠른 시기 안에 구성하고 세부적 검토와 연구, 공청회를 거쳐 여론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초과이익 공유제는 대기업이 연초 설정한 목표와 비교해 이윤을 초과 달성하면 그 일부를 중소 협력업체와 나누는 제도를 말한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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