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함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자신의 교통카드를 무인충전기에 올려놓고 옆 충전기로 이동해 다른 사람이 해당 충전기를 이용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 사실을 모르던 김모(22ㆍ여)씨는 함씨의 카드가 올려져있던 무인충전기에 현금 5만원을 넣고 교통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통째로 충전기 위에 올려놨다. 김씨가 충전을 마치고 떠난 후 함씨는 충전된 자신의 교통카드를 들고 사라졌다.
충전 이후에도 잔액이 2650원밖에 남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김씨는 역무실에 문의했고 역무원은 충전기의 사용 내역을 살펴보다가 김씨가 투입한 5만원으로 다른 사람의 교통카드가 충전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함씨가 일부러 자신의 교통카드를 미리 충전기에 올려놓고서 다른 사람이 돈을 넣기를 기다렸다가 결재되도록 한 것으로 보고 CCTV와 교통카드 이용내역을 분석해 지난 10일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함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무인충전기에서 교통카드 충전 시에는 다른 카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여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메트로도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전기 앞에 안내문을 붙이는 등 조치를 하고 필요하면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며 “고객이 먼저 확인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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