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지주 회장으로 금융CEO 첫 데뷔…경제관료 출신 전문성+시장 접목 주목
시장에선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강만수(66)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MB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그는 명실상부한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아이콘’이다. 그런 그가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차관급 관료가 주로 가던 자리다. 뭔가 있다. 시장은 그렇게 본다.민간 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해보고픈 그의 생각은 꽤 오래됐다. 우리금융,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것도 괜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모양이 문제였다. 인터뷰해가며 자리다툼 하듯 갈 수는 없었다. 모셔간다면 몰라도.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삼고초려’에 맘을 먹었다.
금융위의 추천 배경처럼 강 내정자만큼 ‘국내외 경제, 금융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륜을 가진 적임자’는 많지 않다.
산은지주는 자산 159조원으로, KB·우리·신한·하나지주에 이어 다섯 번째다. 적지 않은 규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산은엔 현안 문제가 많아 믿고 통으로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 내정자는 장관시절부터 줄곧 자산 500조원대의 메가뱅크(대형은행)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밑그림이 새로 그려질지도 모를 일이다.
시장의 눈길은 조심스럽다. 구부릴 줄 모르는 그의 강직성 때문이다. 유연성 융통성 부족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 전문성은 탁월하지만 부러질망정 휘지 않는 업무스타일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여러 번이다. 그의 관료 물빼기, 어깨에 힘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자못 궁금하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