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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두 회장, 동원수산 투자서 일석이조 기법 선봬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이 경영권 분쟁중인 동원수산에서 일석이조의 투자기법을 발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권성문 KTB회장,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등과 함께 인수합병(M&A) 분야 3대 귀재로 알려진 이영두 회장의 실력이 명불허전임을 또다시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손보는 10일 오후 늦게 금감원 공시를 통해 8.14%인 지분률이 장내매도를 통해 1.63%로 줄었다고 밝혔다.

3월4일 5만주(매도단가 1만3024원), 7일 2만4000주(1만3561원), 9일 5만주(1만7770원), 10일 5만5530주(1만8018원)를 내다팔았다. 나흘간 판 매도대금은 28억6570만원이다. 그린손보가 10일 현재 5%미만으로 지분률을 줄인만큼 11일 이후 잔여물량을 매도하더라도 금감원 공시상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

그린손보가 2006년 이후 동원수산에 투자해오면서 5000~1만2000원대에서 거래해오던 점을 감안하면 1만3000원과 1만8000원대에서 차익을 실현한 이번 거래는 아주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통상 경영권 분쟁 이후 프리미엄이 붙여졌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점에서 미리 투자위험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욱 절묘한 것은 그린손보가 지분을 팔았더라도 경영권 분쟁이 판가름날 18일 주주총회에서는 8.14%를 가진 2대주주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동원수산 지분구조는 창업자인 왕윤국 회장이 17.3%, 부인인 박경임 씨가 4.18%, 딸인 왕기미 이사가 0.26% 등 22% 가량을 갖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선 왕 회장의 장남 왕기철 대표는 표면적 보유지분은 미미 하지만 3년이상 회사 경영을 이끌어온 덕분에 기관투자가 등 약 25% 가량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그린손보의 8.14% 의결권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종결자’가 될 수 있는 위치다.

그린손보로서는 투자수익은 수익대로 챙기고, 주총 영향력은 영향력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린손보가 그동안 지분을 투자한 회사의 보험계약을 따내는 방식의 영업전략을 펼쳐온만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실속을 챙길 여지는 남은 셈이다.

한편 2월말 주주총회에서의 표대결이 알려진부터 1만원을 넘으며 꿈틀대던 동원수산 주가는 3월들어 급등세를 타며 11일 현재 2만원을 넘고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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