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가 10일 외국계 증권사 창구별 현물순매도 현황을 조사한결과 도이치가 229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모건스탠리와 UBS가 각각 2007억원과 186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BNP가 992억원을 순매도 했으나 앞선 세 곳과는 규모 차이가 컸다.
10일 외국인 매매의 가장 큰 특징은 선물매도를 선행해 베이시스(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를 악화시킨 후 현물매도를 쏟아냈다는 점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매도가 선행됐고 현물매도가 시차를 두고 진행됐다는 부분과 동시만기일을 택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현물매도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물을 먼저 매도한 ‘의도적인 매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매결과에 대한 객관적 분석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여러 정황상 추정을 가능하다.
도이치증권의 경우 최근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어렵다고 판단한 거래고객들이 포지션 청산을 위해 이번 만기일을 활용했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1월과 2월 옵션만기일에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내놓은 전력이 있다. 베이시스가 극도로 악화됐을 때 출회되는 모건스탠리의 프로그램 매물은 국내 증시에서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본지 2월17일자 19면 ‘모건스탠리, 한국을 저격하다’ 참조
UBS의 경우 최근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회수 또는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최 연구원은 “2만계약에 달했던 외국인의 매도 롤오버를 감안하면 베이시스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차익매매가 가능한 베이시스의범위는 1.3포인트 이상과 0.8포인트 이하로 판단했다. 그는 또 “외국인 주식선물 누적 포지션을 보면 전기전자 업종의 매도 강화가 눈에 띈다.
최근 전기전자 업종의 하락세 지속과 관련해 이같은 포지션의 변화는 해당 기초종목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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