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고 있지만 중소형 아파트는 나홀로 봄을 맞고 있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과 판교ㆍ분당 등을 중심으로 전셋값 급등 현상이 지속되자, 실거주 수요 중 일부가 매매로 전환되고 있다”며 “특히 공급부족에 따른 희소성으로 상품가치까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용인 동백지구의 중소형 분양분이 속속 팔려 나가고 있다. 용인시 중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112~265㎡ 2770가구로 구성됐는데, 전용 84~99㎡ 물량이 최근 한 달 새 500가구 이상 계약됐다.
공급물량 자체도 적다. 대표적인 ‘불꺼진 아파트촌’으로 지목된 용인 성복지구의 경우 전체 1만2000여가구 중 112~132㎡(34~40평형) 중형 주택은 20%도 채 안된다. 이에 중형대 물건은 대부분 계약이 완료됐다.
성복동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률이 50%도 안되는 대형 평형과는 달리 수가 적은 중형대는 물건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품귀현상으로 매매가격도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파주 교하ㆍ운정 신도시의 삼부르네상스(A12블록)는 로열동 기준층 109㎡가 3억2000만~3억5000만원(옵션비용 별도)에 거래돼 분양가 대비 최고 1000만~2000만원이 올랐다.
건설사도 중소형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일건업은 보정동에서 전용 84㎡의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신일유토빌골드클래스’(155가구)를, 동문건설은 수원시 인계동에서 ‘동문굿모닝힐’(299가구)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소형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 메머드급 단지도 등장했다. 효성이 이달 평택 소사벌택지지구 B-4블록에서 공급하는 ‘효성백년가약’은 1058가구 전부 84㎡(단일면적)다.
김민현 기자/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