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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도 사정대상” vs. “치졸한 보복”...政-檢 권력충돌
정치권과 검찰의 권력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가 여야 합의로 지난 16일 검찰 권력 무장해제를 중심으로 한 법조계 개혁안이라는 폭탄을 ‘기습 투하’하면서 부터이다. 개별 정치인 사건때 늘 ‘을’이었던 정치인들이 ‘갑’이던 검찰을 향해 칼을 빼든 것이다.

‘정(政)-검(檢)’ 모두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을 앞세워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를 놓고 선명성 공방을 이어갈 태세다. 그러나 견제와 감시의 권한과 범위를 놓고 나름의 셈법에 따라 감정싸움의 일면(一面)까지 노출하고 있다. 입법권과 검찰권의 대결은 그러나 “사정기관도 사정대상, 치외법권은 없다”는 정치권과 “청목회등 정치인 수사에 대한 치졸한 보복”이라는 이전투구 공방전으로 확전되는 조짐이다.

이러다 대대적인 정치권력에 대한 사정이 거세게 몰아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나온다. 반대로, 검찰권이 추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사개특위안 중 검찰 조직이 가장 부글부글 끓고 있는 대목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다. 권력 충돌의 핵심 뇌관쯤 된다. 개혁의 당사자인 검찰 의견도 묻지 않고 여야가 비밀리에 처리한 것도 문제지만, 고위공직자·정치권 비리·대형 경제범죄 등 각종 부정부패 파수꾼 역할을 하는 중수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검찰은 강조한다.

당장 검찰이 “누굴 위한 개혁인지 의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누구’가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지만 사정칼날이 무뎌지면 이득을 볼 정치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수부 폐지가 정치권의 검찰에 대한 보복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정국을 경색시킨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수사로 현역의원 6명이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으로, 정치권은 이를 계기로 비대해진 검찰 권력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역대 정권에서도 중수부 폐지는 단골 메뉴였고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에 이르면서 중수부 무용론이 대두됐었지만 유야무야됐다가 이번에 다시 불거지는 것이다.

판·검사와 검찰 수사관의 비위를 전담수사토록 하겠다는 특별수사청 설치도 권력 충돌의 주요 사안이다. 합의안대로라면 특별수사청은 형식상 검찰 소속이지만, 인사·예산이 독립돼 검찰총장 권한 밖이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판·검사의 비위가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검찰 쪽에선 판·검사를 비리집단으로 낙인찍는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권력형 비리에 주로 연루됐던 유력 정치인·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동력을 잃게 하는 방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논의하더니 슬그머니 수사 대상을 판·검사로 제한하는 특별수사청을 설치하자는 쪽으로 축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6인 소위에서 조차 “합의안이 통과된다면 가히 혁명적 수준”(김동철 민주당 간사)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급진적인 이번 안이 사개특위 예정대로 다음달 말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법조인 출신 의원들 반발이 크고, 여야 지도부의 생각도 각양각색으로 전해지고 있어서다.

합의안에 대해 검찰은 전면 수용불가 입장을 천명한 만큼 어떻게 해서든 법안 통과를 막아야 할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검찰 출신 의원들은 이미 조직을 떠난 분들이기에 그분들과 결부해서 (뭔가를 하겠다고) 말할 순 없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검찰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검찰이 정치권의 기습공격에 맞서 유력 인사가 연루된 수사에 착수해 정치권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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