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주택 또는 전원주택은 말 그대로 농촌지역 또는 전원에 지어진 집을 통칭한다고 보면 된다. 즉 비도시지역에 지어진 집을 망라하는 가장 넓은 의미의 주택이다. 그런데 비도시지역의 경우 농업인만이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농촌주택이나 전원주택은 농업인이 지은 살림집만 아니라 비농업인이 지은 집도 포함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비농업인 즉, 도시인이 농촌의 관리지역 등에 속한 농지를 사서 집을 지었다면, 이는 전원주택 또는 농촌주택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농가주택이나 농업인주택이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물론 엄밀하게 따져본다면 농촌주택과 전원주택 사이에도 분명 뉘앙스의 차이는 있다. 농촌은 도시와 대비되는 개념이며, 전원은 논과 밭이라는 뜻으로, 도시에서 떨어진 시골이나 교외(郊外)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서울과 접해있는 수도권의 전원에 지어진 집은 농촌주택이라고 하기 보다는 전원주택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일각에선 비농업인이 농·어·산촌 등에 지은 그림 같은 집만을 가리켜 전원주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때론 농가주택과 구별 없이 사용하기도 하는 농업인주택에 대해 살펴보자. 농업인주택은 관계법령에서 농업인의 지위 내지 자격을 가진 사람에게만 특별히 지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가주택과 공통점은 농업인이 지은 집이란 것이다. 차이점은 농업인이 지은 살림집이라도 농업인의 자격을 토대로 지은 집은 농가주택이 아니라 농업인주택이다. 농업인주택은 농업인이 농림지역이나 관리지역에 속한 농지를 전용해 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농업진흥구역(옛 절대농지)이나 공익용 산지에도 농업인의 자격을 토대로 집을 지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집도 농업인주택에 포함된다. 따라서 농업인주택은 ‘전원·농촌주택 또는 농가주택 중 농업인이 농업인이라는 자격을 토대로 관계법령에 따라 농지와 산지를 전용해 지은 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른 주택과 농업인주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시민이 짓는 전원주택은 농지전용비(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당 상한 5만원)를 내지만, 자격요건을 갖춘 농업인이 짓는 농업인주택은 이를 감면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지로 전용할 수 있는 면적이 660㎡(200평)에 불과해 감면받는 농지전용비라는 게 그리 큰 혜택은 아니다. 왜냐하면 조건이 까다로울 뿐 더러 매도시에는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촌 또는 귀농을 준비하는 도시민 입장에서는 농업인주택에 그리 집착할 필요는 없다.
농업인주택을 짓기 위한 농지전용은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신고 대상은 무주택 세대주로 농업진흥지역 밖에 세대주 명의로 설치하는 최초의 시설에 국한한다.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농업진흥지역 안에 설치하고자 할 경우, 또는 유주택자가 농업진흥지역 안이나 밖에 설치하고자 할 경우에는 모두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업인주택의 부지 면적 기준은 총 660㎡(200평) 이하 이고, 당해 세대주가 그 전용허가(협의) 신청일 이전 5년간 농업인주택 부지로 전용한 농지면적을 합산한 면적이 660㎡이하 여야 한다. 농업인주택으로 사용된 지 5년 이내에 일반주택 등으로 사용하거나 비농업인 등에게 매도하고자 할 경우에는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며, 감면받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반납해야 한다.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귀농인도 농업인주택을 지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귀농인의 경우 농지(축사 등) 구입 및 재배면적 식부형태(가축사육 규모 등) 등을 감안해 현재 농업인의 정의에 부합하고, 향후 1년 이내에 농업경영을 할 경우 신청 가능하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