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40여년 서울에서 쌓아온 역사를 2013년 세종시에서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남겨진 옛터에 대한 원형 보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역사적 상징이 있는 곳이란 점에서다.
KDI는 1971년 3월 설립됐다. 첫 둥지는 서소문동 동화빌딩 14, 15층 350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다음해 나무가 울창한 홍릉 임업시험장 한쪽에 KDI의 새 건물에 1972년 6월 4일 입주했다. 이후 40년간 KDI의 역사가 이곳에서 다져졌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 위치한 KDI 건물은 부지 약 1만평에 3층짜리 본관과 별관 건물로 이뤄져 있다. 풍치지구(風致地區)로 지정돼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은 곳이다. 건물 건립 당시에도 잘라내기 아까워 보존해야 하는 훌륭한 나무들이 많아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전면 통유리의 밀폐공법과 알루미늄 창틀이 KDI 건물을 만드는 데 활용됐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통유리와 알루미늄 창틀은 혁신적인 마감 공법이었다. 정부는 물론 당시 시공을 맡은 회사도 ‘100년이 가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건물을 짓겠다’고 했고 그 노력은 지금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오석 KDI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개발 경험 전수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형대로 보존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