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곳 12조규모 땅 안팔려…수의계약 편법 불구 실효 의문
보유 부동산을 팔아 재원을 마련, 2012년까지 수도권 157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세종시ㆍ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 보유한 종전부동산을 올해부터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도 매각할 수 있도록 편법까지 동원했지만, 매각 부동산 규모가 워낙 커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9일 국토해양부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LH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재원 마련을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117곳, 총 11조5000억원어치의 부동산 가운데 현재 매각이 완료된 것은 16곳, 1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오는 2012년 157개(통폐합 등 직제개편으로 현재는 148개) 공공기관이 내년 말까지 부지 매입과 청사 건립 등을 모두 마치고 이전하기까지 필요한 총 재원(11조5000억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의 경우 3.3㎡당 1억원을 호가하는 등 공공기관 부지가 대부분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데다, 덩치(면적)가 워낙 커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일반 매수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매입 위탁을 받은 LH마저 125조원에 달하는 부채 부담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재원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매각 활성화를 위해 종전부동산 매각 공고를 2회 이상 한 후에도 팔리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수의계약시 분할납부 등 매입조건의 협상이 가능해 입찰 때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강주남 기자/nam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