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ㆍ27 재보궐선거에서 순천 지역을 무공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8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순천 무공천’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순천 무공천을 주장해왔던 손학규 당대표와 야권 연대 협상 대표인 이인영 최고위원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9일 “호남 지역의 당원들과 최고위원들의 우려를 감안해 순천 무공천을 완전히 확정하지는 않고 4ㆍ27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전 지역을 ‘패키지 딜’하기로 했다”며 “손 대표와 이 최고위원에게 단일화 협상권한을 위임하고, 구체적인 경과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 수시로 보고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순천 무공천을 확정 지은 것은 아니나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순천을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두 곳을 양보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당장 눈앞의 승리보다 정권교체라는 진정한 승리가 필요하다”며 순천 양보를 강조했다.

순천 무공천을 반대해왔던 박주선 최고위원은 “특정 지역을 지정해서 양보하기로 하고 협상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출신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측은 “정권교체 측면에서 무공천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진정으로 내년 총선, 대선 승리를 바라고 감동을 주려면 무공천뿐 아니라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하고 민주당이 직접 뛰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화 기자/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