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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사주조합 이례적 주문 ...왜?
기아자동차 우리사주조합이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에게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특정인을 지목해 지원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9일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기아차가 국내외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디자인경영’의 성공을 꼽으면서 현장에서 이를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오기로 했다.

박재홍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장은 “오늘 기아차의 성공은 6년 전 디자인경영을 선언한 성과”라면서 “여기에는 당시 기아차 사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기아차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스스로를 진정한 기아인이라고 느끼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폴크스바겐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2006년 9월 5년 계약을 맺고 기아차에 합류했다. 정의선 당시 기아차 사장으로부터 디자인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받은 그는 이후 신형 포르테를 거쳐 K7과 K5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존재감을 입증했고, 지난해 기아차와 계약을 연장했다.

이러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에 대해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는 두 가지 요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나는 작년 7월 선출된 박 조합장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지원방안 마련을 선거공약에 포함시킨 것이다. 기아차가 좋은 실적을 내고, 주가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 조합장을 포함한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원의 생각인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현대차 북미 디자인센터를 총괄하던 필립 잭 수석디자이너가 친정인 GM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능한 인력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완성하는 데 기여한 필립 잭 수석디자이너가 경쟁사로 옮겨가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이다.

박 조합장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기아차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회사와 우리사주조합, 노조 모두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음달 초 열리는 대의원 수련회에서 조합 차원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도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 역할을 할 거물급 디자이너를 영입키로 하고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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