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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보법 ‘암초’…저축銀 사태 장기화?
야당 강력 반발 회기내 통과 불투명

공동계정 불발땐 구조조정 차질 우려



저축은행 사태의 조기 안정화를 위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하 예보법)이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치면서 이번 임시국회 중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에 예보법 개정안외에 차선책을 마련하지 못한 금융당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기금의 공동계정을 설치하지 못할 경우 저축은행 업권의 조기 안정화 계획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전체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초래해 금융불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특히 “당장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투입할 자금도 없게 돼 이곳에 예금을 맡긴 고객들이 재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읍소하고 있다.

▶민주당, “공동계정 설치 어림없다”=8일 금융위원회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9일에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부실과 정책 감독 책임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 문제를 전체회의에서 거론하려 했으나 저축은행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이에 논의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정부가 이번 회기 통과를 목표로하고 있는 예보법 개정안이 저축은행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함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답답한 금융위 “예보법이 저축은행 살리는 길”=금융위는 이번에 예보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저축은행 업계의 부실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 설득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에 조기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시그널(신호)을 주는 것”이라며 “예보법 계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심리 확산이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공동계정 통해 10조원 마련해 이를 향후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긴급하게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터운 안전판을 마련해 저축은행의 추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초동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미 3조원 자금을 은행권 차입으로 마련했지만 보다 다양한 자금 수혈 기능을 갖춰 놓아야 불안심리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공적자금은 현재 문제 발생을 조기에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정부 예산편성을 다시 해야하는 번거로움외에도 자금계획을 새롭게 마련하고, 원인 발생에 대한 청문회 등의 절차 등을 일일이 거치다보면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가중되고 이로 인한 추가 예금 인출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안정적 구조조정 성패는 이번 국회에 달렸다”며 “차선책이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야당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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