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포퓰리즘 논란을 일으켰던 무상급식이 전국 1만1329개 초ㆍ중ㆍ고등학교 중 50.4%인 5711개교에서 전체 학년 또는 일부학년을 대상으로 첫 실시된 가운데, 구제역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급식의 품질이 지역별, 학교별로 다르게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구제역의 직격탄을 맞지는 않았지만 일부 학교의 영양교사들은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육류가격이 너무 올라 정해진 급식비 단가에 맞춰 임기응변식으로 식단을 짜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육류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4월 식단에서는 고기 양을 많이 줄이거나 두부와 콩 배식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푸념도 나오고 있어 지자체의 예산부담이 가중되거나 식단의 부실화가 초래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7일 일선학교와 교육청에 따르면, 일부 학교에서는 1년전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4.5%이지만, 친환경식품가는 25%가 올랐다며, 교육청에서 책정한 무상급식 단가로 친환경 식단을 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않으니 급식에 문제가 생겨도 학부모들이 떳떳이 말을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새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급식관련 물가에 대해 정부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 강남권 학부모들은 “집에서 돈을 더 내더라도 자녀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먹이고 싶지만, 교육청에서 추가부담을 막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실정이다.
충북의 경우,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좋은 식단을 구성하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무상급식으로 정해진 급식단가에 식단을 맞추다보니 매일 제공되었던 과일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역별로 급식대상이 달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울산시의 경우 북구 한 곳에서만 무상급식이 실시되는가 하면, 강원도의 경우 원주, 횡성, 평창, 정선 4개 지자체만이 자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충분한 준비를 통해 일관성있게 시행되지 못한데 따른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구제역 및 물가변수가 무상급식의 새로운 논란거리로 대두되면서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본부는 ‘무상급식은 국민을 기만하는 세금급식’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청구하기 위한 서명 운동 위임자가 최근 1만명을 돌파했다며, 무상급식 제동을 위한 행동을 고수할 계획이다.
<이권형 기자/@sksrjqnr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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