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로 60대 남성을 도박판에 끌어들여 마약을 먹인 후 사기 도박을 벌여 1억5000여만원을 편취한 주부사기도박단 ‘날씬이파’ 일당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도박판을 이끌고 있는 황모(57ㆍ여)씨와 미인계를 써 도박판에 박모(63)씨를 끌어들인 현모(48ㆍ여)씨를 구속하고 김모(59ㆍ여)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원 중 A(74ㆍ여)씨는 2009년 7월 평소 자신의 주유소에 손님으로 자주 오던 덤프트럭 운전사 박씨를 조직에서 미인계를 담당하던 현씨에게 소개시켜줬고, 박씨는 현씨의 꾐에 넘어가 도박장을 찾게 됐다. 이들은 도박장에 온 박씨에게 마약류인 약을 탄 술이나 커피를 건네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 후 패를 조작하며 도박을 해 박씨로부터 돈을 편취했다.
박씨가 지난해 9월까지 20여회에 걸쳐 도박장에서 잃은 돈은 1억5000여만원으로, 이들 조직으로부터 도박빚 독촉을 받던 박씨는 생계 수단이었던 덤프트럭까지 처분하고, 아파트를 담보로 잡혀 빌린 돈으로 겨우 빚을 갚고 지방으로 이사까지 했다.
이들은 또 서모(63ㆍ여)씨를 상대로 비슷한 수법의 사기도박을 벌여 2009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2억원을 편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사기도박으로 2억을 날린 후 도박빚에 시달리다 자살을 기도하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혐의로 황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행방을 감춘 A씨 등 ‘날씬이파’ 조직원 8명을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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