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취업전쟁속 개강맞은 캠퍼스는 지금…
2일 개강을 맞은 이른봄의 캠퍼스에 다시 한기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반가운 인사도 반나절이면 충분했다. 대학생들은 다시 바늘구멍만 한 취업문 돌파에 나섰다. 개강이라고 하지만 상당수 친구를 방학 중에 도서관에서 봤고, 졸업한 선배까지 계속 만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친구와 선배를 가상의 경쟁자로 여겨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학생들이 열공하는 동안 대학과 동문이 후배들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동문 CEO들이 줄줄이 후배들에게 한 수 지도를 하고, 일부 대학은 졸업생까지 애프터서비스에 나섰다. 개강은 을씨년스런 취업전쟁의 단면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의례’일 뿐이다.▶선배 CEO 취업전쟁 병참 업무를 맡다=지난달 25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 마테오관 9층 리셉션홀에서는 기업 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50여명의 동문이 재학생 30여명과 만났다. ‘자랑스러운 서강동문 CEO 초청간담회’ 형식으로 열린 이 행사는 동문 CEO와 학교 측이 취업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가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지 제시하고, 동문 CEO 50명이 원하는 인재상을 들어보는 등 산ㆍ학 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최근 심각해지는 청년구직난을 타파하기 위해 학교와 동문 CEO가 머리를 맞댄 셈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방성석 이글코리아 회장은 “CEO 간담회가 산ㆍ학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재 발굴에 앞장서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이건영 빙그레 대표, 정진행 현대차 부사장, 김진경 수출입은행 수석부행장 등은 해당 분야에서 후배들이 어떤 공부와 경험을 해야 하는지를 소상히 설명해줬다.
동국대, 아주대, 인하대가 최근 학부 단위로 홈커밍데이를 갖고 선후배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등 선배들이 후배들의 취업전쟁에 엄호 사격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졸업생도 AS해 드려요=건국대는 오는 4일까지 졸업생들의 신청을 받은 후 8일부터 오는 5월 말까지 14주 동안 ‘졸업생 취업 성공을 위한 Innovator(혁신가) 육성 특성화 과정’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8월과 지난달에 졸업한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인적자원개발(HR) 전문가들이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업무 수행능력 향상교육, 아이디어 개발, 직장인 기초소양 교육 등 취업 역량교육을 진행한다.
한국외국어대는 방학을 이용해 졸업생과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을 돕는 ‘졸업생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경력개발센터는 구직을 원하는 졸업생들에게 컴퓨터 활용능력과 마케팅, 비즈니스 리더십 등의 강좌를 열어주고,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에서 일하는 동문 선배를 취업 멘토로 정해준다. 부산의 동아대는 2009년부터 ‘중견기업 취업준비반’을 만들어 취업캠프를 열고 도서구입비, 그룹 스터디경비 등을 지원하며 졸업생들의 구직을 돕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 프로그램은 개인별 직무능력을 키우는 등 취업에도 도움을 주고, 졸업 후 취업할 때까지의 공백기에 소속감과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며 졸업생 대상 프로그램의 의의를 밝혔다.
신소연ㆍ도현정 기자/carr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