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가 다시 키운 배움의 열정을 ‘수석 졸업’으로 완성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살인죄로 1997년부터 대구교도소에서 장기 복역 중인 조모(38)씨.
비록 한 순간의 잘못으로 평생 죗값을 치르며 살아야하는 몸이지만 조씨는 담당 교도관의 설득으로 2009년부터 다시 펜을 잡았다.
조씨는 배움을 향한 꿈과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열정으로 묵묵히 공부를 해나갔고 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교양과정과 전공기초 및 심화과정을 차례로 통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단계인 학위취득 종합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해 당당히 국어국문학 독학사(獨學士) 학위를 따냈다.
독학사란 대학판 검정고시로, 국가가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학위를 수여해 대학에서 취득한 학위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제도이다.
특히 그는 전체 응시자 평균 66.2점보다 무려 30점이나 높은 95.27점의 뛰어난 성적으로 ‘수석 졸업’의 영광스러운 학사모를 썼다. 20년 만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지 2년 만이다.
조씨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2011년도 독학학위제 학위수여식에서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출소 후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조씨를 비롯해 수형자 20명이 학위취득 종합시험에 합격해 이날 독학사 학위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1995년 대전교도소 등 3개 교정기관에 최초로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과정’을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254명이 ‘만학도의 꿈’을 이뤘다.
2008년에는 전국 전체수석이 배출된 바 있으며 올해도 조씨 등 3명이 과 수석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이어갔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학 학위취득뿐 아니라 방송통신대학과 전문대학 위탁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해 수형자들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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