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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덕분에(?) 탄력받은 환경부
환경부가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고 있다. 구제역 문제가 환경 문제로 확대된 탓이다.
공무원 특성상 새로운 사건이 반가울 리 없지만, 환경부 직원들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귀찮은 일이 생겼다는 분위기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물 만난 고기처럼 일에 뛰어들고 있다. 직위 고하를 떠나 구제역 매몰지 환경 관리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다.
드라이브는 분명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걸었다.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 장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 유치를 위한 국외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구제역 매몰지 현장으로 달려갔다. 집에서 여정을 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모양이다.
이후 환경부는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지방환경청장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매몰지 책임관리제를 실시하기로 했으며, 매몰지환경관리대책 태스크포스팀도 꾸려져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 오염 방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환경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과천청사 5동이 늦게까지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되찾은 환경부의 부산함이 보기 좋다. 환경 보호라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4대강 이슈에서 유보적이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드는 모습이 보기 좋다. 환경 보호 목소리를 높이지 못해 가졌던 부채 의식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금씩 털어낼 것으로 보여 보기 좋다.
그렇다. 환경부의 존재감은 환경 보호에 있다.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의 보호라는 본래의 역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수록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다른 중앙 부처와 공조해 환경 보호에 나서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얼마 전 이 장관은 매몰지 현장을 돌아보는 일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힘들지 않습니다. 매몰지 현장의 환경 오염 문제를 생각하면 힘들 여가도 없습니다. 환경부가 막을 것입니다. 막을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 이 장관에 이어 환경부 실ㆍ국장들도 전국으로 흩어져 있는 매몰지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방환경청장이 매몰지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앙의 실ㆍ국장들도 지역을 나눠 매몰지 환경 관리에 들어간다. 이중 삼중으로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매몰지 환경 오염을 완벽하게 막아낸다면 환경부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믿는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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